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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쌤의 국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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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음을 논함(유한준) 해설 (2023년 2024 고3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모의고사 모의평가/문학 2024. 1. 25. 14:24

    2023년 2024 고3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 잊음을 논함(유한준) 해설


    주제: 잊어야 할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분별하는 지혜의 필요성
    특징:
    1) 내적인 것을 잊고 외적인 것을 잊지 못하는 삶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전달함
    2) 잊어야 할 것과 잊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글쓴이의 사유가 드러남

     나(서술자)이홍(청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 너(이홍)는 잊는 것이 병이라고 생각하느냐? 잊는 것은 병이 아니다. 너는 잊지 않기를 바라느냐? 잊지 않는 것이 병이 아닌 것은 아니다. ⓑ 그렇다면 잊지 않는 것이 병이 되고, 잊는 것이 도리어 병이 아니라는 말은 무슨 근거로 할까?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하는 데서 연유한다.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잊는 것이 병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잊는 사람에게는 잊는 것이 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 그 말이 옳을까?(설의법 -> 그 말이 옳지 않다라는 의미)(자문자답의 형식을 통해 상황 전개)

     

     천하의 걱정거리는 어디에서 나오겠느냐? 잊어도 좋을 것(가치 없는 것, 세속적인 가치)은 잊지 못하고 잊어서는 안 될 것(가치 있는 것, 정신적인 가치)은 잊는 데서 나온다.(서술자가 제시하는 문제점) 눈은 아름다움을 잊지 못하고, 귀는 좋은 소리를 잊지 못하며, 입은 맛난 음식을 잊지 못하고, 사는 곳은 크고 화려한 집을 잊지 못한다. 천한 신분인데도 큰 세력을 얻으려는 생각을 잊지 못하고, 집안이 가난하건만 재물을 잊지 못하며, 고귀한데도 교만한 짓을 잊지 못하고, 부유한데도 인색한 짓을 잊지 못한다. 의롭지 않은 물건을 취하려는 마음을 잊지 못하고, 실상과 어긋난 이름을 얻으려는 마음을 잊지 못한다.('잊어도 좋을 것'을 열거함)

     

     그래서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잊는 자가 되면, 어버이에게는 효심을 잊어버리고, 임금에게는 충성심을 잊어버리며, 부모를 잃고서는 슬픔을 잊어버리고, 제사를 지내면서 정성스러운 마음을 잊어버린다. 물건을 주고받을 때 의로움을 잊고, 나아가고 물러날 때 예의를 잊으며,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제 분수를 잊고, 이해의 갈림길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잊는다.('잊어서는 안 될 것'을 열거함)

     

     ⓓ 먼 것을 보고 나면 가까운 것을 잊고, 새것을 보고 나면 옛것을 잊는다. 입에서 말이 나올 때 가릴 줄을 잊고, 몸에서 행동이 나올 때 본받을 것을 잊는다. 내적인 것('잊어서는 안 될 것')을 잊기 때문에 외적인 것('잊어도 좋을 것')을 잊을 수 없게 되고, 외적인 것('잊어도 좋을 것')을 잊을 수 없기 때문에 내적인 것('잊어서는 안 될 것')을 더더욱 잊는다.

     

     ⓔ 그렇기 때문에 하늘이 잊지 못해 벌을 내리기도 하고, 남들이 잊지 못해 질시의 눈길을 보내며, 귀신이 잊지 못해 재앙을 내린다.('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점) 그러므로 잊어도 좋을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은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을 서로 바꿀 능력이 있다.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을 서로 바꾸는 사람은(연쇄법), 다른 사람의 잊어도 좋을 것은 잊고 자신의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잊지 않는다.”

     

    - 유한준, 잊음을 논함 -


    22.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②]

     (가)는 명시적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명시적 청자 없음)으로 화자의 감정을 드러낸다.

    ② (가)는 동일한 색채어('푸른'의 반복)를, (나)는 유사한 문장 구조('-을 것이다'의 반복)를 반복적으로 제시하며 시상을 전개한다.

     (가)와 (나)는 모두((가)와 (나)에 사라져 가는 대상 없음), 사라져 가는 대상에 대한 화자의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④ (나)는 사물을 관조함(화자가 객관적인 시선에서 시상을 전개하므로 '관조'한다고 볼 수 있음)으로써, (다)는 세태를 관망((다)에는 화자가 상황에 대해 의견을 덧붙이고 있으므로 '관망'한다고 볼 수 없음)함으로써 주제 의식을 부각한다.

     (가), (나), (다)는 모두((가)와 (나)에는 대상과 소통하는 부분 없음), 대상과 소통하며 문제 해결 과정을 연쇄적으로 제시한다.

     

    23. <보기>를 참고하여 (가)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정답: ①]

    <보 기> (가)에서 순환하는 자연이 가진 변화의 힘은 인간 역사의 쇠락과 생성에 관여한다. 인간의 역사는 쇠락의 과정에서도 생성의 기반을 잃지 않고, 자연과 어우러지며 자연의 힘을 탐색하거나 수용한다. 이를 통해 ‘문’은 새로운 역사를 생성할 가능성을 실현하게 되고, 인간의 역사는 ‘깃발’로 상징되는 이상을 향해 다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① ‘흰 벽’에 나뭇가지가 그림자로 나타나는 것은, 천년을 쇠락해 온 인간의 역사가 자연의 힘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자연의 모습에 영향을 미친 결과를 보여 주는군.('흰 벽'에 나뭇가지가 그림자로 나타나는 현상은 인가의 인위적인 개입이 없는 단순한 자연현상임)

    ② ‘두리기둥’의 틈에 볕과 바람이 쓰라리게 스며드는 것을 서럽지 않다고 한 것은, 쇠락해 가는 인간의 역사가 자연이 가진 변화의 힘을 수용함을 드러내는군.

    ③ ‘기왓장마다’ 이끼와 세월이 덮여 감에도 멀리 있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자연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자연이 가진 변화의 힘에서 생성의 가능성을 찾는 모습이겠군.

    ④ ‘주춧돌 놓인 자리’에 봄이면 푸른 싹이 돋고 나무가 자라는 것은, 생성의 기반을 잃지 않은 인간의 역사가 자연과 어우러져 생성의 힘을 수용하는 모습이겠군.

    ⑤ ‘닫혀진 문’이 별들이 돌아오고 낡은 처마 끝에 빛이 쏟아지는 새벽에 열리는 것은, 순환하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역사를 다시 생성할 가능성이 나타남을 보여 주는군.

     

    24. (나)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③]

    ① [A]에서는 ‘얼굴 한번 못 마주친’ 상황과 ‘손을 터는’ 행위가 ‘한없이’ 떠는 가지의 마음으로 인한 것임을 드러낸다.

    ② [B]에서는 ‘고집 센’과 ‘도리 없는’을 통해 가지가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든 두 대상의 성격을 부각('고집 센'은 '비', '도리 없는'은 '폭설'과 관련 있는 시어로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드는 '담'과는 연결되지 않음)한다.

    ③ [B]에서는 ‘가지의 마음을 머뭇 세우’는 대상을 ‘신명 나는 일’에 연결하여 ‘정수리를 타 넘’는 행위의 의미를 드러낸다.

    ④ [A]에서 ‘가지만의’와 ‘혼자서는’에 나타난 가지의 상황은, [B]에서 ‘담 밖’을 가두어 [C]에서 ‘획’을 긋는 가지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⑤ [A]에서 ‘않았다면’과 [B]에서 ‘아니었으면’이 강조하는 대상들의 의미는, [C]에서 ‘목련’과 ‘감나무’ 사이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25.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정답: ③]

    ① ⓐ : 잊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전개하기 위한 물음이다.

    ② ⓑ : 잊음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 위해 던지는 물음이다.

    ③ ⓒ : 잊음에 대해 ‘나’가 제시한 가정적 상황이 틀리지 않았음을 강조하기 위한 물음이다.('옳지 않다'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설의적 물음)

    ④ ⓓ : 잊지 못하는 것과 잊어버리는 것의 관계를 대비적 표현을 통해 제시하며 잊음에 대한 ‘나’의 생각을 드러내는 진술이다.

    ⑤ ⓔ : 잊음의 대상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열거하여 잊음에 대한 ‘나’의 생각이 옳음을 강조하는 진술이다.

     

    26. ㉠과 ㉡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②]

     ㉠은 주변 대상의 도움을 받으며 미래로 나아가고, ㉡은 주변 대상에게 도움을 주며 미래를 대비한다.

    ② ㉠은 자신의 자리를 지켜 내는, ㉡은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은 주변과 단절된 상황을 극복하려 하고, ㉡은 외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려 한다.

     ㉠과 ㉡은 외면의 변화를 통해 내면의 불안을 감추려 한다.

     ㉠과 ㉡은 과거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27. <보기>를 참고하여 (나), (다)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정답: ⑤]

    <보 기> (나)와 (다)에는 주체가 대상을 바라보고 사유하여 얻은 인식이 드러난다. 이는 대상에서 발견한 새로운 의미를 보여 주는 방식이나, 대상의 속성에 주목하여 얻은 깨달음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① (나)는 ‘수양’을 부분으로 나눠 살피고 부분들의 관계가 ‘혼연 일체’라는 것을 발견해 수양이 하나의 통합된 대상이라는 인식을 드러내는군.

    ② (다)는 ‘잊어도 좋을 것’과 ‘잊어서는 안 될 것’에 대해 사유하여 타인과 자신의 관계 속에서 지켜야 할 자세에 대한 깨달음을 드러내는군.

    ③ (다)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을 서로 바꾸는 사람’의 특성에 주목해 잊음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이 바람직한 삶의 태도를 이끈다는 인식을 드러내는군.

    ④ (나)는 ‘담쟁이 줄기’의 속성에 주목해 담쟁이 줄기가 담을 넘을 수 있다는, (다)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잊는 데 주목해 ‘내적인 것’을 잊으면 ‘외적인 것’에 매몰된다는 인식을 드러내는군.

    ⑤ (나)는 담의 의미를 사유하여 담이 ‘도박이자 도반’이라는, (다)는 ‘예의’나 ‘분수’를 잊지 않아야 함에 주목해 ‘잊지 않는 것이 병이 아닌 것은 아니’라는 깨달음('잊지 않는 것이 병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드러내는군.

     

Eugene Korean